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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거울 이성복 시인의 거울. 아주 오래되진 않았지만 이성복 시인의 시를 좋아하게 되었다.시 라는 것이 어떻게 써야 하며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읽으면 마음에 와닿고, 또 내 손으로 따라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니 좋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예전에도 올렸던 기형도 시인의 빈집또한 다시 따라 써보았다.여러번 다시 써보고 읽어보니 자연스레 외워지는 것 같다. 최근에는 무언가를 외운다는 일이 낯설었는데.. 더보기
가을에1 잎 진 빈 가지에이제는 무엇이 매달려 있나밤이면 유령 처럼 벌레 소리여네가 내 슬픔을 대신 울어줄까 내 음성을 만들어 줄까잠들지 못해 여윈 이 가슴엔밤새 네 울음 소리에 할퀴운 자국홀로 된 아픔을 아는가우수수 떨어지는 노을에도 소스라쳐멍든 가슴에서 주르르르네 소리잎 진 빈 가지에내가 매달려 울어볼까찬바람에 떨어지고땅에 부딪혀 부서질지라도내가 죽으면내 이름을 위하여 빈 가지가 흔들리면네 울음에 섞이어 긴 밤을 잠들 수 있을까 가을에1, 기형도 더보기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나 가진것 탄식밖에 없어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살아 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나의 생은 미친듯이 사랑을 찾아 헤메었으나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더보기
기형도, 빈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창 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잘 있거라, 더 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가엽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 빈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