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
자리에 앉아 이어폰을 귀에 꼽고 이제 막 책을 펼쳐 읽으려고 하는데 기차 안이 시끄러워 진다.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서로 티격태격하신다. 평상시 처럼 볼륨을 높여봐도 그 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곧이어 승무원이 다가와 싸움을 말린다. 그래도 그 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곧이어 더 격앙되나 싶더니 이내 할아버지께서 잠이 드셨는지 말소리가 사그러진다.
책은 못읽겠다 싶어 눈을 감고 잠깐 잠을 청하는데 그 사이 잠깐 꿈을 꿨다. 나이든 모습의 내가 있었고, 나이든 모습의 네가 있었다.
꿈 속에서 나도 조금전의 그 할아버지 처럼 나이가 든 너에게 화를 낸다. 곧이어 그 할머니 처럼 나이든 네가 나에게 화를 낸다.
꿈은 그걸로 끝이었다. 눈을 뜨자 마자 안도감이 들었다.
우선은 내가 내려야 할 정차역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과 그 꿈은 미래의 내 실제 모습이 아니라는 점이 나를 안도하게 했다.
다행이다. 앞으로도 그런 모습이 펼쳐질 일은 없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