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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재미

비정성시, 김경주


비정성시, 김경주





 비정성시(非情聖市) :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유래된 성어로 비정하고 성스러운 도시라는 뜻을 담고 있으나 대만 감독 허우샤오셴이 1989년 영화(원작소설 <非情聖市  A City of Sadness>)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려짐


김경주 시인의 비정성시를 필사했다.

이 시를 알게 된 것은 한 줄의 문장을 통해서 였는데




 바로 이 문장이었다.

'내 고통은 자막이 없다 읽히지 않는다'

머릿속을 '펑'하고 지나가 버리는 문장이랄까. (그 당시에는 그랬다)

그래서 시의 제목을 찾아내고 김경주 시인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이윽고 이 시를 필사해보아야 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시를 좋아한다고 말하기에는 찾아보는 시가 적고, 아는 시인 또한 별로 없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이 시를 보았을 때 길이에서 한 번 놀랐고, 이 문구들의 흐름에 한 번 더 놀랐다. 전문적인 지식은 전혀 없었지만 한 편의 소설같은 이 시는 쭉 읽혀나가다 갑자기 방향을 꺾고 또 그 길로 나아가다가 벽으로 가로막아버리는 느낌이었다.





 예전에 한 동안 혹시 아포리즘 중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좋은 문구, 좋은 글귀들을 찾아보며 메모장에 옮겨 적는 일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로 좋은 문구가 나오면 어느 방법이든 기록을 해두기는 하지만 의식적으로 자제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혼자만 그런걸수도 있지만 아포리즘 중독처럼 되어가면서 긴 글을 써야하거나 읽어야 할 때 머릿속이 점점 힘들어 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뭐 대단한 글을 쓰거나 읽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 드는 글을 쓰고 싶고 읽고 싶을 때 머리가 따라주지 않으면 그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기 때문이다.






 예전엔 좋아하는 단편들도 필사 해보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좋아했는데, 시간이 더 많아진 지금은 그럴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점점 무엇인가를 손으로 적는다는 것이 어색해지기 시작하고 긴 글을 읽는 것도(쓰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힘들어 지면서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글을 옮겨 적었으니, 이번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노력을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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