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부터 어머니가 곧잘 해주시던 닭백숙을 나는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재료도 많이 들어가지 않은, 그리고 푹 삶아서 곧장 목으로 넘어가는 그 흐물한 살들을 별로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친구들과 먹는 프라이드 치킨이 훨씬 좋았었다.
오랜만에 집에 내려가 어머니가 해주신 닭백숙을 먹었다.
투박하지만 옛날에 먹었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시 마주한 그 음식은 익숙한 맛 그대로였지만
어릴 때와 다르게 변한 내 입맛 때문인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닭요리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싫어하던 닭죽까지 한 그릇 뚝딱하고 나니 어머니가 웃으신다.
기분이 좋다.
익숙한 것이 새삼 다르게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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