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일년 전에 이것과 똑같은 사진을 그 때 사용하던 블로그에 올리며 답답함을 토로했었다.
그까짓게 뭐라고 혼자서 술을 마셨고, 창밖으로 소리도 질러보았으며 그 이후로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를 썼었다. 정확히 일년이 지났다. 그 때 썼던 일기도 한 번 들춰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아직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찻잔 속 태풍이라는 말이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나는 그 조그마한 찻잔 속에 갖힌 상태로 그 속에서 부는 태풍을 느끼고 있었던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역시 사람들은 그 때와는 다르게 다른 모습으로 태풍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저 흘러버린 시간에 불과한 일년이라는 시간이... 나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일년 동안 내가 얻은 것과 잃은 것 중에서 지금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것들은 모두 잃은 것 뿐이다. 얻은 것이 전혀 없진 않을 텐데...
잃어버린 것들만 자꾸 생각난다.
일년 전 오늘 나는 무서웠다. 나만 바보같이 살아온것만 같아 너무 무서웠다. 이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데 나만 이러는 것 같아 무서웠다.
다시 생각해 본다. 아니, 소원해 본다.
지금의 바람은 일년 전의 그것과는 다른 찻잔 속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기를...